겨울이 참 길다. 겨울을 지나는 기분은 마치 이런 느낌이야. 길고 긴 터널을 지나는... 땀 흘리는 거 참 싫어하는데, 날이 더우면 몸이 녹아내리는 그 기분 참 별로인데, 그런데도 여름이 그리워. 여름의 햇빛은 지나치게 강하고 뜨거워. 그렇지만 그 햇빛에 반사되어 별처럼 반짝이며 네 볼을 타고 내리던 땀방울 같은 건 참 아름다웠어. 개인적으로 난 그리 감상...
2023년 중반이 훌쩍 지나가고 있네요. 다들 잘 계시는지, 부디 그러기를 바래봅니다. 제가 있는 곳은 여름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선선한 밤바람을 맞고 서 있을 때면 그걸 깨닫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라 그게 못내 아쉬우면서도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며 아쉬움을 설렘이란 벅찬 감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평범한 하...
<조용하고 아름다운 그대의 세상> 25. 태형이는 아주 이른 새벽에 지민이 집 앞을 서성였어. 언젠가 지민이가 생일선물로 사줬던 새빨간 캡 모자를 눌러쓰고는 커다란 배낭도 멨어. 연락을 할까 말까 꼬박 한 시간을 망설이다가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리겠다는 문자를 남겼어. 두 시간을 더 기다렸을까? 지민이가 벙벙한 후드 티에 모자를 눌러쓰고는 커피숍으...
"친구들 오늘은 신비아파트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볼 거예요." 핑크색 후드티를 입고 쪼그만 손으로 유치원~초딩 저학년들이 좋아할 장난감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면서 "신비야!! 도와줘어!! 무서운 귀신이 쫓아와아!!" "크아앙!! 내가 다 먹어버리겠다!" "이 못된 귀신 같으니라구! 내가 응징해주겠다!" 1인 다역을 하면서 메소드 연기를 하는 지민인 올해 27세 ...
<조용하고 아름다운 그대의 세상> 23. 지민인 윤기의 집을 떠나면서 그렇게 얘기했어. [나오지 마세요.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윤기는 지민이 말에 그냥 끄덕거렸지. 문이 닫히고 한참을 그냥 우두커니 대문 앞에 서 있다가 아이씨.. 하고 결국 잔뜩 헤지고 더러워진 운동화에 발을 끼워 넣어. 문득 하얀 운동화는 한번 더러워지고 나면은 왜 아무리 ...
잔잔하게 사랑하는 슈짐이야기 - 17 - 너무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느끼는 때에 우리는 모두 직감적으로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어쩌면 다 알고 있을지도 몰라. 마치 방어기제 같은 거야. 그래서 행복에 파묻혀 있는 순간에도 그걸 백 퍼센트 받아들이지 못해. 지민이가 특...
<PJ Morton - First Began> 2022년 윤기의 연말은 이랬어. 윤기랑 남준이가 차린 스타트업 실내 인테리어/가구 디자인 회사는 제법 덩치가 붙어가고 있었지. 처음엔 지인의 사무실 한편에 책상 두 개를 빌려서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했던 것이 오피스텔, 신축 상가 건물의 2층, 그리고 드디어 컨테이너의 러프한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서...
<밀애6> Pink Sweat$ - Honesty 눈을 떠보니 당연히 없을 줄 알았던 지민이 옆에 곤히 잠들어 있었다. 꿈이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난데없이 눈앞이 흐렸다. 여전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태초의 상태로 엎드린 채, 자신을 바라보다 잠든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윤기는 어떠한 감정이 자꾸만 마음 안에서 자라나는 것을...
<조용하고 아름다운 그대의 세상> 20. 태형이가 보게 되는 광경은 그랬지. 두 사람이 다시 함께 등교를 하고 다정하게 학식을 먹으며, 3학년 마지막 학기인 윤기가 오후 강의가 있는 날이 많지 않았으니 언제나 먼저 마쳐서 이어폰을 꽂고 지민이가 오후 강의를 듣는 강의동 앞 벤치에 앉아 낮잠을 자거나 열심히 노트에 뭔가를 적어내려가고 있었지. 강의...
편안한 이야기를 씁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